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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데이트 : 2026-08-01 07:39:42
해외에서 통하는 한식 브랜드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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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열풍은 기회를 만들 뿐이다… 세계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한식 브랜드는 무엇이 다른가

K-푸드가 세계 외식산업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해외에서 한식은 교민 사회를 중심으로 소비되는 제한적인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K-팝을 비롯한 한류 콘텐츠가 세계적인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한식은 세계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하고 싶은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고, 김치와 비빔밥, 불고기, 치킨, 떡볶이, 삼겹살, 냉면 등 다양한 메뉴는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오세아니아를 비롯한 세계 주요 도시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 됐다. 한국 식품의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해외 한식당도 빠르게 늘어나면서 외식업계에서는 지금을 'K-푸드 글로벌 시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국내 외식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는 물론 중소 외식기업과 개인 창업자들까지 글로벌 시장을 새로운 성장 무대로 선택하고 있다. 국내 외식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고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소비 위축 등으로 성장 여력이 제한되면서 해외 시장을 새로운 돌파구로 바라보는 시각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캐나다, 일본,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호주, 영국, 프랑스, 독일, 아랍에미리트 등 다양한 국가에서 한국 외식 브랜드의 진출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현지 소비자의 반응도 과거보다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한식 브랜드가 해외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긴 대기 줄이 생길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던 브랜드가 해외에서는 수년을 버티지 못하고 철수하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국내에서는 비교적 규모가 크지 않았던 브랜드가 해외에서는 오히려 안정적으로 성장하며 가맹점을 확대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같은 한식을 판매하고, 같은 시기에 해외 시장에 진출했음에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식업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성공하는 한식 브랜드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존재한다고 분석한다. 많은 사람들은 성공의 이유를 뛰어난 맛이나 유명한 브랜드, 한류의 인기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그보다 훨씬 근본적인 경쟁력이 존재한다. 해외에서 성공하는 브랜드는 음식을 수출하는 기업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설계하는 기업이며, 메뉴를 판매하는 기업이 아니라 현지 소비자의 일상 속으로 브랜드를 정착시키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한국에서 성공한 브랜드'가 아니라 '현지에서 다시 검증받은 브랜드'라는 점이다. 해외에서 오래 살아남는 브랜드는 국내 성공 경험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에서 통했던 방식이 해외에서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시장을 다시 연구한다. 소비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언제 외식을 하는지, 어떤 가격을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서비스를 기대하는지를 처음부터 다시 조사하고 분석한다. 해외 시장에서는 국내의 성공보다 현지 소비자의 선택이 훨씬 중요한 기준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시장조사에 투자하는 시간도 다르다.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 브랜드는 먼저 매장을 계약하고 인테리어를 준비하지만, 성공하는 브랜드는 먼저 시장을 계약한다. 수개월 동안 현지 상권을 조사하고 소비자의 생활 패턴을 관찰하며 경쟁 브랜드를 직접 방문해 운영 방식을 분석한다. 평일과 주말의 고객 흐름은 어떻게 다른지, 점심과 저녁 매출 비중은 어떤지, 가족 단위 방문이 많은지 개인 고객이 중심인지까지 세밀하게 조사한다. 이러한 데이터가 쌓인 뒤에야 비로소 출점 여부를 결정한다. 결국 성공하는 브랜드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출발한다.

현지화를 바라보는 시각도 확연히 다르다. 실패하는 브랜드는 현지화를 '한국의 맛을 포기하는 것'으로 받아들이지만, 성공하는 브랜드는 현지화를 '더 많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이해하도록 만드는 과정'으로 생각한다. 브랜드의 철학과 핵심 가치는 유지하되 상품은 시장에 맞게 변화시킨다. 음식의 맵기와 단맛, 식재료 구성, 메뉴의 양, 세트 메뉴 구성, 사이드 메뉴, 음료 구성까지 국가별 소비 성향에 맞춰 세밀하게 조정한다. 어떤 국가는 혼자 식사하는 문화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1인 메뉴를 강화하고, 또 다른 국가는 가족 중심 외식이 많아 공유형 메뉴를 확대하는 식이다. 이러한 변화는 브랜드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만들어 준다.

해외에서 성공하는 브랜드는 '맛있는 음식'보다 '다시 찾고 싶은 경험'을 만든다는 점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외식업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산업이 아니라 경험을 판매하는 산업이다. 음식의 맛은 기본 경쟁력일 뿐이며, 고객은 공간의 분위기와 서비스, 주문의 편리성, 직원의 응대, 브랜드가 전달하는 감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성공한 브랜드들은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가는 순간까지 고객 경험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한다. 매장의 동선과 음악, 조명, 메뉴판 디자인, 음식 제공 시간, 고객 응대 방식까지 모두 브랜드 경험의 일부로 관리한다. 이는 해외 소비자에게 한식을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외식 경험으로 인식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운영 시스템의 완성도 역시 해외에서 통하는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이다. 해외에서는 대표가 모든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방식으로는 사업을 확장할 수 없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환경에서는 개인의 역량보다 시스템이 브랜드를 움직인다. 성공한 브랜드는 조리 표준화와 서비스 매뉴얼, 교육 시스템, 품질관리 체계, 재고관리, 원가관리, 발주 시스템, 고객 데이터 관리까지 철저하게 표준화한다. 어느 국가, 어느 매장에서나 동일한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먼저 구축한 뒤 사업을 확대한다. 결국 해외에서 성장하는 브랜드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 운영하는 브랜드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현지 인재를 육성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실패하는 브랜드는 한국에서 숙련된 직원을 파견하는 데 집중하지만, 성공하는 브랜드는 현지 인력을 브랜드의 핵심 자산으로 키운다. 체계적인 교육과 승진 시스템을 마련하고, 브랜드 철학과 서비스 기준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지원한다. 직원 만족도가 높아질수록 고객 만족도도 높아지고, 이는 자연스럽게 브랜드 신뢰와 재방문율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식도 다르다. 성공한 브랜드는 모든 식재료를 한국에서 가져오려 하지 않는다. 핵심 소스와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재료는 관리하되,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식재료는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동시에 현지 소비자에게도 더욱 친숙한 맛을 제공한다. 글로벌 외식기업들이 국가마다 일부 메뉴와 식재료를 다르게 운영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브랜드를 알리는 방식 역시 차별화된다. 해외에서 성공한 한식 브랜드는 '한국 브랜드'라는 점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지역 축제와 문화행사에 참여하고, 지역 학교와 기업, 커뮤니티와 협력하며, 현지 고객의 리뷰와 추천을 중심으로 신뢰를 쌓아간다. 해외 소비자는 광고보다 실제 경험을 더 신뢰한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일방적으로 알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일부로 자리 잡는 전략이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영 방식도 해외에서 성공하는 브랜드의 중요한 특징이다. 성공한 브랜드는 매출만 확인하지 않는다. 시간대별 방문객 수와 객단가, 인기 메뉴, 재주문율, 고객 리뷰, 식재료 폐기율, 원가율, 프로모션 효과 등을 지속적으로 분석한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메뉴를 개선하고 가격을 조정하며 마케팅 전략을 수정한다. 감에 의존하지 않고 숫자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는 브랜드들의 공통된 경영 방식이다.

무엇보다 성공한 브랜드들은 해외 시장을 단기 수익의 공간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첫 매장의 흑자보다 브랜드의 신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매장 수 확대보다 운영 완성도를 우선한다. 충분한 시장 검증 없이 무리하게 가맹사업을 확대하기보다 하나의 매장을 통해 소비자의 반응을 분석하고, 시스템을 보완한 뒤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속도보다 지속 가능성을 선택하는 경영 철학이 결국 글로벌 브랜드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앞으로 K-푸드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한류의 인기가 모든 브랜드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소비자는 이제 '한국 음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식당을 선택하지 않는다. 가격 대비 만족도와 서비스, 브랜드가 제공하는 경험, 신뢰와 재방문의 가치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결국 해외에서 살아남는 한식 브랜드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가 아니라 현지 소비자의 일상 속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선택받는 브랜드다.

글로벌 외식시장은 더 이상 맛만으로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다. 시장을 분석하는 능력, 현지 소비자를 이해하는 통찰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경영 역량, 그리고 변화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실행력이 브랜드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해외에서 통하는 한식 브랜드의 공통점은 결국 하나다. 한국의 성공을 해외에 복제한 기업이 아니라, 세계 시장을 위해 브랜드를 다시 설계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K-푸드의 미래는 한식을 세계에 알리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세계 소비자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오래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 그것이 글로벌 외식시대에 한식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진정한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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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헌 기자 ( K창업연구소 소장 ) 다른글 보기 bizide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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