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해외 외식업 창업을 준비하는 국내 외식기업과 자영업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일본,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호주, 중동, 유럽 등 다양한 국가가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중소 외식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시장은 국내와 달리 한 번의 실패가 기업 전체의 경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해외 진출 사례를 살펴보면 동일한 브랜드와 동일한 메뉴를 가지고도 어떤 국가는 성공하고, 다른 국가는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외식업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이가 단순한 운이나 브랜드 경쟁력 때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해외 창업의 성패는 메뉴보다 국가 선택에서 시작되며, 창업 준비의 절반 이상은 진출 국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미 결정된다는 분석이다.
최근 글로벌 외식 경영에서는 "국가 선택이 해외 창업 성공의 70%를 결정한다"는 말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해외 시장을 하나의 거대한 기회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글로벌 외식시장은 단일 시장이 아니라 문화와 소비 성향, 경제 수준, 법률, 종교, 식생활이 모두 다른 수십 개의 독립된 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에서 성공한 전략이 일본에서 통한다는 보장은 없으며, 베트남에서 인기 있는 메뉴가 유럽에서는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라도 소비자 성향과 외식 문화는 큰 차이를 보인다.
싱가포르는 높은 구매력을 가진 대신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이 크고, 베트남은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가격 경쟁력이 매우 중요하다.
일본은 품질 기준이 매우 엄격하며, 중동은 종교와 식문화에 대한 이해가 사업의 필수 조건이 된다.
즉, 해외 창업은 국가를 선택하는 순간 사업의 방향과 운영 방식이 함께 결정된다.
많은 창업자가 해외 진출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좋은 상권을 찾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권 분석보다 먼저 국가 적합성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좋은 입지를 확보하더라도 국가 자체가 브랜드와 맞지 않으면 성공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다.
국가를 선택할 때는 단순히 한류 인기도만 볼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첫째, 외식시장 규모와 성장률이다.
현재 시장 규모뿐 아니라 향후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둘째, 한식에 대한 인지도와 수용성이다.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더라도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시장인지 구분해야 한다.
셋째, 현지 소비자의 소득 수준과 소비 성향이다.
브랜드의 가격 정책이 현지 소비자의 구매력과 맞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넷째, 경쟁 환경이다.
이미 유사한 브랜드가 포화 상태인지, 새로운 브랜드가 진입할 여지가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많은 기업이 GDP 성장률이나 인구 규모만 보고 국가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외식업에서는 경제지표보다 소비문화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인구가 많다고 외식 소비가 활발한 것은 아니며, 경제가 성장한다고 외식업이 함께 성장하는 것도 아니다.
국가마다 외식 빈도와 식사 시간, 가족 중심 문화, 배달 이용률, 음주 문화 등이 모두 다르다.
일부 국가는 외식을 일상적으로 즐기지만, 다른 국가는 특별한 날에만 외식을 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소비 습관을 이해하지 못하면 예상했던 매출 구조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국내 창업에서는 크게 의식하지 않았던 법률과 행정 절차가 해외에서는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국가마다 외국인 투자 규정이 다르고, 식품 위생 기준과 영업 허가 절차도 모두 다르다.
노동법 역시 국가별 차이가 크다.
근무시간 제한과 최저임금, 사회보험, 해고 절차 등은 국내와 전혀 다른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는 특정 식재료의 수입이 제한되거나 종교적 이유로 사용할 수 없는 재료도 존재한다.
이러한 제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창업 이후 예상하지 못한 비용과 운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해외 외식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식자재 공급망이다.
대표 메뉴를 만들 수 있는 핵심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품질은 유지될 수 없다.
현지 조달이 가능한지, 한국에서 수입해야 하는지, 물류 기간과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환율 변동의 영향은 얼마나 큰지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공급망이 불안정한 국가는 매출이 증가할수록 원가 부담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메뉴 개발보다 먼저 공급망 구축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해외 창업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외식업은 사람이 운영하는 산업이다.
그러나 국가마다 노동시장 환경은 크게 다르다.
숙련된 인력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국가도 있지만, 외식업 종사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국가도 있다.
언어와 문화 차이, 직원 이직률, 서비스에 대한 인식 수준도 모두 다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대표 개인의 경험만으로 운영하기 어렵다.
국가를 선택할 때는 인건비 수준뿐 아니라 인력 확보 가능성과 교육 시스템 구축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많은 창업자가 매출 전망에 집중하지만 실제 수익성은 환율과 세금 구조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환율이 급격히 변동하면 식자재 수입 비용과 본사 수익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또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원천징수세, 송금 규정 등은 국가마다 차이가 크다.
매출은 증가해도 세금과 금융 비용으로 인해 실제 이익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국가 선택 단계에서 재무 구조까지 함께 검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류가 인기 있는 국가가 반드시 외식업 창업에 적합한 시장은 아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외식 소비력이 낮은 국가도 있고, 반대로 한류 열풍은 크지 않지만 외식시장 자체가 매우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국가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K-푸드의 인기보다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시장 구조다.
시장 규모와 경쟁 환경, 소비문화, 구매력, 공급망, 법률, 인력 환경이 종합적으로 브랜드와 맞아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글로벌 외식시장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유명한 브랜드를 보유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시장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브랜드는 국가에 맞춰 변화할 수 있지만, 잘못 선택한 시장은 쉽게 바꿀 수 없다.
해외 창업은 '어떤 메뉴를 팔 것인가'보다 '어느 나라에서 시작할 것인가'를 먼저 결정해야 하는 사업이다.
외식업 전문가들은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국가별 소비문화와 경제 환경, 법률, 공급망, 인력 시장, 경쟁 구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사업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해외 외식업 창업은 단순히 국경을 넘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일이다. 성공의 출발점은 화려한 브랜드가 아니라 올바른 국가 선택에 있으며, 가장 적합한 시장을 찾는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도 가장 오래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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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헌 기자 ( K창업연구소 소장 ) 다른글 보기 bizidea@hanmail.net# 태그 통합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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