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현장에서 점점 더 자주 목격되는 역설이 있다. 매출은 증가하고 있는데 이익은 줄어들거나, 심지어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손실이 확대되는 현상이다. 표면적으로는 ‘장사가 잘되는 가게’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구조적 적자에 빠져 있는 경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을 ‘가격 전략의 오류’에서 찾고 있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가격을 ‘경쟁 수단’으로만 인식한다. 인근 매장보다 저렴해야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원가와 비용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가격을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오픈 초기 고객 확보를 위해 낮은 가격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문제는 이 가격이 이후에도 유지되면서, 매출이 늘어날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로 고착된다는 점이다.
가격 전략의 핵심은 단순히 ‘얼마에 파는가’가 아니라 ‘얼마를 남길 수 있는가’다. 외식업의 비용 구조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식자재 원가뿐 아니라 인건비, 임대료, 공과금, 카드 수수료, 배달 수수료, 마케팅 비용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된다. 이 모든 비용을 반영한 뒤에도 일정 수준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한 구조가 된다. 그러나 많은 매장에서 이러한 계산 없이 가격이 결정되면서 수익성 문제가 발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원가율 착시’다. 일부 창업자들은 식자재 원가만을 기준으로 가격을 설정한다. 예를 들어 원가가 5,000원인 메뉴를 10,000원에 판매하면 50%의 마진이 남는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기에 인건비와 임대료, 기타 비용이 추가되면서 순이익은 크게 줄어든다. 이 상태에서 판매량이 증가하면, 단위당 손실이 누적되며 전체 적자가 확대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배달 매출 확대는 이러한 문제를 더욱 심화시킨다. 배달 플랫폼을 통한 판매는 중개 수수료, 광고비, 배달료, 할인 비용 등이 추가로 발생한다. 그러나 많은 매장들이 오프라인과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낮은 가격으로 경쟁에 나선다. 그 결과 주문이 늘어날수록 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실제 남는 금액은 줄어드는 ‘역마진 구조’에 빠지게 된다.
할인 프로모션의 상시화도 위험 요인이다. 쿠폰, 이벤트, 세트 할인 등을 반복적으로 운영할 경우 고객은 할인된 가격을 ‘정상 가격’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 상태에서 할인 없이 판매를 시도하면 매출이 급감하고, 다시 할인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결국 가격은 낮아지고 비용은 증가하는 이중 압박 속에서 수익 구조는 붕괴된다.
메뉴 구성 역시 가격 전략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잘 되는 매장들은 수익성이 높은 ‘핵심 메뉴’를 중심으로 가격 구조를 설계한다. 반면 수익성이 낮은 메뉴가 주력으로 판매될 경우, 전체 매출이 증가해도 이익은 늘어나지 않는다. 특히 인기 메뉴가 저마진 구조일 경우, 판매량이 많아질수록 손실이 확대되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격 전략을 ‘브랜딩’과 ‘수익 구조’의 교차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지불할 수 있는 가치와 매장이 확보해야 하는 이익 사이의 균형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객단가 목표 설정, 원가율 관리, 경쟁 매장 분석, 고객 인식 조사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최근 외식업 현장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가격 구조를 재설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배달과 홀 가격을 이원화하거나, 세트 메뉴를 통해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 저수익 메뉴를 과감히 정리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단순 할인 대신 가치 중심의 프로모션으로 전환해 수익성을 유지하려는 시도도 증가하고 있다.
결국, 가격은 매출을 만드는 도구이자, 동시에 이익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잘못된 가격 전략은 매출 성장이라는 착시를 만들어내지만, 그 이면에서는 손실이 누적된다. ‘많이 팔수록 손해’라는 역설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이는 이미 수많은 현장에서 반복되고 있는 현실이다.
외식업의 지속 가능성은 매출이 아니라 구조에서 결정된다. 그리고 그 구조의 중심에는 가격이 있다. 고객을 끌어들이는 가격이 아니라,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가격. 지금 외식업 시장에서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경쟁이 아닌, 계산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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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헌 기자 ( K창업연구소 소장 ) 다른글 보기 testing@example.com# 태그 통합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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