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폐업 사업자의 규모와 폐업 이후의 현실을 동시에 분석한 통계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단순히 폐업 건수를 집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폐업을 결심하게 된 원인부터 부채 규모, 폐업 비용, 생계 어려움, 재기 과정까지 전 주기를 데이터로 분석하면서 향후 소상공인 지원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2025년 폐업한 사업자는 총 97만6천 개로 전년보다 3만2천 개 감소했으며, 전체 폐업률도 8.64%로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제조업과 도·소매업, 음식업, 숙박업, 서비스업 등 소상공인 주요 6대 업종의 폐업률은 11.08%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아 폐업의 충격이 여전히 소상공인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업 사유에서는 '사업 부진'이 절반을 넘어섰다. 전체 폐업 사유 가운데 사업 부진이 차지하는 비중은 50.4%였으며, 소상공인 주요 업종에서는 55.7%에 달했다. 소매업은 사업 부진으로 인한 폐업 비중이 60%를 넘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 속에서 매출 감소를 견디지 못한 비자발적 폐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중기부는 이번 발표에서 국세청 통계뿐 아니라 최근 1년 이내 폐업한 소상공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심층 실태조사도 실시했다. 조사 결과 폐업 이유는 '수익성 악화와 매출 부진'이 70.9%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으며, 가족 사정과 건강·고령에 따른 은퇴가 뒤를 이었다.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는 내수 부진에 따른 고객 감소가 가장 많았고,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 임대료 등 고정비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폐업을 결심한 사업자의 현실도 녹록지 않았다. 응답자의 68.5%가 폐업 당시 부채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평균 부채는 8,531만 원에 달했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부채 규모도 증가해 60세 이상은 평균 9,897만 원의 부채를 안고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을 결심한 뒤 실제 사업자 등록을 말소하기까지는 평균 7.7개월이 걸렸으며, 인수자를 찾거나 폐업 절차를 진행하고 대출금을 상환하는 과정이 가장 큰 부담으로 꼽혔다.
실제로 폐업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대출금 상환이었다. 응답자의 45.5%가 이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선택했으며, 폐업 시점 결정과 보증금·권리금 회수 역시 주요 부담으로 조사됐다. 평균 폐업 비용은 1,286만 원으로 집계됐고, 점포 철거와 원상복구 비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폐업 이후의 삶은 더욱 어려웠다. 가장 큰 고민은 '가계 생계비 부족'으로 응답자의 40.5%가 생활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채무로 인한 경제활동의 어려움과 향후 생계 대안 부족이 주요 문제로 나타났으며, 사업 실패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생계는 보유 재산을 활용하거나 근로소득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현재 상태에 대해서는 취업 준비 중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아 재창업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중기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폐업 지원 정책을 더욱 정교하게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경영위기 단계에서는 매출과 채무 데이터를 활용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운영하고, 폐업 단계에서는 희망리턴패키지를 통해 점포 철거비와 사업정리 컨설팅, 법률자문 등을 확대 지원할 예정이다. 점포 철거비 지원 한도도 최대 600만 원까지 상향해 폐업 비용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또한 재창업 희망자에게는 최대 2천만 원의 사업화 자금을, 취업 희망자에게는 맞춤형 교육과 전직 장려수당을 지원하는 등 폐업 이후 재기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앞으로 기존의 정량통계와 정성통계에 더해 폐업 이후 취업과 재창업 등 재기 경로까지 분석한 통계를 새롭게 구축해 매년 정기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전국 주요 지역에서 온·오프라인 상담회를 운영해 경영위기부터 폐업, 재도약까지 이어지는 맞춤형 지원 체계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통계는 폐업을 단순한 숫자가 아닌 '한 사람의 생계와 재도전의 과정'으로 바라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업 부진과 비용 상승으로 시작된 경영 위기는 폐업 과정의 채무 부담을 거쳐 생계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었으며, 소상공인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확인시켜 준 조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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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석 기자 ( 월간창업경제 기자 ) 다른글 보기 testing@example.com# 태그 통합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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