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현장에서 종종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손님은 꾸준히 늘고 매출도 상승하고 있는데 정작 수익은 줄어드는 경우다. 심지어 일부 매장에서는 판매량이 증가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현상까지 나타난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많이 팔수록 더 많은 이익을 남겨야 하지만, 외식업에서는 오히려 판매 증가가 경영 악화로 이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잘못 설계된 가격 전략에서 찾고 있다. 고객 확보에만 집중한 나머지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가격 정책이 장기적으로 사업을 위협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창업자들은 가격 경쟁력을 성공의 핵심 요소로 생각한다. 경쟁 매장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면 고객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창업 초기에는 낮은 가격이 고객 유입에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격은 단순한 판매 수단이 아니라 사업 전체의 수익 구조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문제는 가격을 낮추는 것은 쉽지만 한 번 낮아진 가격을 다시 올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가격 인하에는 빠르게 반응하지만 가격 인상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결국 낮은 가격으로 시작한 매장은 수익성 악화와 가격 인상 불가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하게 된다.
외식업 컨설팅 현장에서는 판매량은 많지만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 메뉴를 흔히 발견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인기 메뉴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팔수록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식재료 가격 상승이나 인건비 증가에도 판매 가격을 조정하지 못한 결과다.
실제로 원가율 관리에 실패한 매장에서는 판매량 증가가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고객이 많아질수록 식재료 사용량은 늘어나고 인력도 추가로 필요해진다. 그러나 메뉴 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책정되지 않았다면 늘어난 매출보다 비용 증가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매출 착시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겉으로는 매출이 증가하고 있어 사업이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바쁜 매장일수록 이러한 위험을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 전략의 또 다른 문제는 원가 중심이 아닌 경쟁사 중심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있다. 많은 창업자들이 자신의 원가 구조를 분석하기보다 주변 매장의 가격을 기준으로 판매 가격을 정한다. 하지만 경쟁 매장의 비용 구조와 자신의 비용 구조는 다를 수밖에 없다.
임대료와 인건비, 식재료 구매 단가, 매장 규모가 다른 상황에서 단순히 경쟁업체와 같은 가격을 적용할 경우 수익성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가격은 시장 상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사업 구조에 맞춰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할인 마케팅 역시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된다.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상시 할인이나 과도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매장이 많지만, 할인은 결국 이익을 줄이는 방식의 마케팅이다.
특히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는 할인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쿠폰 제공과 리뷰 이벤트, 배달비 지원 등이 반복되면서 매출은 늘어나지만 실제 남는 금액은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고객은 증가했지만 사업자는 더 힘들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성공하는 외식업체들은 가격을 단순히 싸게 책정하지 않는다. 대신 고객이 가격 이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상품과 서비스를 설계한다. 가격 경쟁이 아니라 가치 경쟁을 선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일한 가격이라도 메뉴 구성과 서비스 경험, 브랜드 신뢰도를 강화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는 무조건 가격을 낮추는 전략보다 장기적으로 훨씬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최근 외식업 시장에서는 객단가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단순히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세트 메뉴와 추가 메뉴 구성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고객 구매 금액을 높이는 전략이 활용되고 있다. 이는 가격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장기적으로 생존하는 매장들은 가격을 매출 확대 수단이 아니라 수익 구조 설계 도구로 활용한다. 판매량 증가보다 이익 증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메뉴별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가격 정책을 조정한다.
외식업 전문가들은 “고객이 좋아하는 가격과 사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가격은 다를 수 있다”고 말한다. 고객 만족도만 고려한 가격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지는 못한다는 의미다.
외식업은 매출이 아니라 수익으로 생존하는 산업이다. 아무리 많은 고객이 방문하고 높은 매출을 기록하더라도 적정 이익이 남지 않는다면 사업은 지속될 수 없다. 따라서 가격 전략은 고객 확보와 수익성 사이의 균형을 찾는 과정이어야 한다.
결국 “많이 팔수록 손해”라는 역설은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잘못된 가격 전략은 매출 성장 속에 숨겨진 위험을 만들고, 그 위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 외식업의 진짜 경쟁력은 얼마나 싸게 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한 수익 구조를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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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헌 기자 ( K창업연구소 소장 ) 다른글 보기 testing@example.com# 태그 통합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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